어린이들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생명력은 우리삶의 원동력임을 믿고 있습니다!

놀이를 통해 배운 어린이는 이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장혜성 원장님께 꼭 전해주세요.

200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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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소식은 가끔 접하고 있습니다.
기억하세요? 서울장애인 복지관에서 선생님께 교육을 받았던
하윤정 아빠 하석기입니다.

아이들 가르치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벌써 한 해가 다 가는 12월 끝자락에서
또 한 해를 맞이하시느라 바쁘시겠군요.

윤정이가 중학교 생활을 어떻게 해 낼 지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벌써 졸업을 하네요.
공부는 못 했지만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고
맑고 예쁘게 자라준 3년의 시간들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랍니다.
윤정이가 뭘 잘 할 수 있을까 많이 관찰을 한 결과
보육교사로 진로를 정했어요.
저희 부부도 과거 윤정이를 복지관에 데리고 다니면서 부터
아이들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윤정이가 보육교사가 되면 우리가 어린이집을 개원해서
윤정이를 보조교사로 일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요.
그래서 이 번의 고등학교 진로를
상업학교의 유아교육과를 지원하게 되었답니다.

축하해 주세요.
다행히 합격을 했답니다.
졸업후에 자격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대학의 유아교육과가 무척 세다는 것을 알기에
힘들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지만
실업계의 정원외 선발이라는 혜택이 있어서 잘 하면 윤정이가
그래도 자신이 있는 것이라서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져본답니다.
물론 이론을 따라가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우리 부부가 옆에서 힘이 되어줘야겠지요.

돌이켜 보면
여지껏 살면서 생활의 많은 부분을 윤정이 한테 쏟아 부은것이 사실이지만 힘들어도
조금씩이나마 적응해가는 모습에서 위안을 삼곤 했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의 하나로 윤정이 엄마가 YMCA에서 보육교사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저녁에 힘든교육을 받고있어요.
저 또한 아동미술교사자격증을 따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요.
어차피 가족이 같이 하려면 그럴 수 밖에 없잖아요.
나이는 16살이지만 아직도 뭘 잘 몰라서 동생한테 무시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 나름
대로 느긋하게 긍정적으로 살려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답니다.

윤정이가 교육을 받을 때 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마세요."
그래도 전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못 따라가는 학원에 보낼 수가 없어서 개인교습을 했고
학교의 왕따걱정에 학교의 학부모임원을 해 가면서 바람막이가 되었고
친구관계를 많이 만들어 주려고 아이들을 집에 자주 놀러오게했고..등등
지난 시간들을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해 본적이 없었거든요.
고등학교에 가면 사회과목, 과학과목의 이해와 암기과목이 많다는 걸 알고 보내기는
싫었지만 상업학교를 택하고
어떻해서든지 유아교육과에 입학시키려고 사람들을 만나고....
그렇게, 그렇게 입학을 했답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성적이 안되어서 고등학교도 떨어지면......이라는 걱정으로
잠도 제대로 못자고 했었는데....
특히 유아교육과는 경쟁이 심했거든요..
윤정이가 인복이 있나봅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좋은 친구도 만나고....
윤정이가 중학교1학년때 지역운영위원이었던 교육청 사람이 정년퇴임후 작년에 그 학
교 이사장으로 나갔지 뭐예요.
소위 말하는 "빽"이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아무런 배경이 없었는데 그 분이 도움을 주실 줄이야!
첨엔 경쟁이 약한 아무과나 들어간 다음에 유아교육과로 어떻게 해 보겠다고 그랬었거
든요.
그런데 첨부터 그 과로 넣어 주셨어요. 참 다행이죠?
이제 또 시작에 불과하지만
이젠 조금 알겄도 같아요.
윤정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되고
어떤 진로로 가게 하고...하는 거요.
작은 행복이지만
며칠내내 그 행복한 즐거움을 모처럼 누리고 있답니다.
또 얼마 안 있어 새로운 어려움이 있다는걸 잘 알지만
또 그렇게 극복하는거죠 뭐!
선생님!
겨울방학에 가서 인사드릴께요.
윤정이도 선생님을 보고 싶어해요.
언제가 시간이 되죠?
방학이 있는 걸로 아는데....
연락주세요. 네.

추운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은총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윤정이 아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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